ODM 개척한 한국콜마 - 매경이코노미
최고관리자2011-07-217,539
[비즈니스] ODM 개척한 한국콜마 스토리
2004년10월15일
주문자부착생산방식(OEM)은 이제 익숙한 경제용어가 됐다.
OEM은 고객 주문에 따라 수동적으로 제작하는 단순납품형태다.
조금 다른 개념이 자체개발주문생산방식(ODM)이다.
제조업체가 아웃소싱받지만 제품 연구개발을 직접한다.
이 제품을 들고 판매자를 찾아 나선다는 얘기다.
10여년 전, 윤동한 한국콜마 대표(56)는 이 단어를 꺼내들었다.
그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ODM 개념을 퍼트린 인물이다.
납품업체의 꿈은 자기 상표를 붙여 파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국콜마는 오 히려 브랜드를 버렸다.
윤동한 사장은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대형 화장품업 체와 판촉경쟁을 나서봐야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콜마는 제품 생산 95%를 자체 아이디어로 개발해 제조한다.
시장에 알려진 ‘아쿠아 파우더, 비타민캡슐 립스틱’ 등이 대표적인 예다.
중권사 애널리스 트들은 “판매사보다 제조사가 더 힘이 센 독특한 사례”라고 꼽는다.
2002년 증권거래소에도 이름을 올린 한국콜마는 1·4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늘어난 18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9%, 95% 급증한 12억3000만원, 13억원. 이 추세라면 올 목표인 700억원 매출은 무난할 듯 보인다.
■제약으로 사업영역 확대■ 화장품에서 제약과 건강식품 개발로 사업영역을 넓힌 한국콜마는 지난해 6200 평 규모의 제약공장과 생명과학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고, 크림, 의약외품(치약 , 가글, 세정제) 등의 의약품을 종합적으로 개발, 생산할 기반을 마련한 셈이 다.
ODM을 정착시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90년 창업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보 자. 대형 화장품 판매사들이 작은 생산업체가 자신들이 개발한 제품을 선뜻 사 줄 리가 없었다.
회사는 어려웠다.
그 때 달콤한 제의가 들어왔다.
한 화장품업체 마케팅 담당자가 “3000만원을 현찰로 줄 테니 요구하는대로 만 들어 달라”고 했다.
품질과는 상관없이 가격에 수량을 맞춰달라는 주문이었다 . 윤 대표는 한마디로 거절했다.
그는 “싸구려 제품, 부정한 거래로 시작하면 콜마를 일으켜 세울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정도경영이 바탕이 돼 ODM 을 선도할 수 있었다.
또 내외부에서 꼽는 한국콜마의 성공비결은 연구개발(R&D)이다.
한국콜마는 매 년 매출액 5% 이상 반드시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경기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한결 같다.
연구 인력은 70여명. 한국콜마의 화장품 생산과 관련한 특허제조기 술이 10개에 이른다.
ODM 업체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연구개발능력이 있 어서다.
브랜드를 만드는 돈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했다는 얘기다.
“불황을 이겨내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신제품을 개발하는 겁니다.
하지만 대 형업체들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테스트마켓(Test Market)에 투자를 안해요. 이 런 때 한국콜마가 여기에 뛰어든거죠.” (윤동한 사장) ■매출액 5% 연구개발 투자■ 한국콜마는 94년 국내 화장품 업계에선 3번째로 CGMP(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 관리기준 적합업체) 인증을 따냈다.
2002년에는 K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기준 적합업체) 인증도 받았다.
영업방식도 유별났다.
한국콜마는 독자적으로 미리 시제품을 만들어 고객기업 에 미리 보여주는 과정을 거친다.
일명 프리젠테이션 투어(Presentation Tour) . 적어도 1년에 2∼4회는 실시하는데 업계 트렌드를 주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다.
현재 한국콜마가 생산하는 제품 90% 이상이 프리젠테이션 투어를 통해 이 뤄진다.
업계에서 최초로 계약금을 받았던 것도 재무안정에 기여했다.
윤 대표는 “건 설, 기계업종에서도 주문을 받으면 계약금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해 고객사를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잠깐 용어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또는 Orginal Design Manufacturin g): OEM이 단순한 수탁개념으로 제품을 생산, 납품하는 단계에 그쳤다면, ODM 은 개발력을 갖춘 제조회사가 판매망을 갖춘 회사에 상품과 재화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토털서비스를 실현하는 개념이다.
[ 비즈니스] 인터뷰 - 윤동한 한국콜마 사장 ]
윤동한 한국콜마 사장은 어찌 보면 괴짜다.
대학 졸업 뒤 들어간 금융기관자리 를 박차고 나왔다.
보장된 성공을 포기하고 당시는 중소기업에 불과했던 대웅 제약에 들어갔다.
“결국 자기사업이 목표라면 기업체에서 일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중소 기업인 대웅제약을 택한 이유도 작은 기업에서 일하면 CEO를 직접 만나 경영전 반을 익힐 기회가 많을 것 같아서였어요.” 그는 대웅제약에서 기획실장, 공장장을 거쳐 부사장까지 착실히 밟아갔다.
계 획대로 자기사업을 시작했고, 창업 10년 만에 화장품업계에서 우뚝 섰다.
지난 달에는 중소기업청이 선정하는 ‘9월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에 올랐
다.
▶불황이라는데도 한국콜마는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비결이 뭔가요. “기업은 곧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중소기업이다 보니 대기업처럼 번듯한 연수 원을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죠. 하지만 조회시간 등을 통해 직원들에게 회사근 무가 가치 있는 일이라는 걸 일깨워주려고 애써요. 직원이 300명 정도 되는데 이 가운데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100명이 넘습니다.
이들이 한국콜마의 주 축이죠. ” 실제로 그는 직원들이 수동적으로 되지 않게 만들려고 애쓰고 있다.
3분 스피 치라고 사원들을 앞에 내세워 연설을 하게끔 한다.
무슨 얘기라도 OK. 윤 사장 은 “말하기 훈련으로 직원들 사기가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연봉도 섭섭 지 않게 해준다.
본사가 위치한 충청도 지역에서 가장 많이 받는 중소기업보다 5%를 더 준다.
더 높이지 않는 이유는 지역경제를 고려해서라고 했다.
▶브랜드를 달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은 없는지요. “지금도 브랜드를 달면 2∼3년 내 2000억∼3000억원대 매출은 충분히 올릴 것 이라는 자신감은 있습니다.
하지만 마케팅 승부에선 장기적인 경쟁력이 떨어진 다고 봐요. 대신 기술로 승부를 해야 해요.” 윤 사장은 “사람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 가운데 하나가 기술개발이 약하다 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기술에 몰두해야하는 건 오히려 중소기업”이 라며 잘라 말했다.
“중소기업이 개발해야 할 기술은 원천기술이 아닙니다.
기존 기술들을 잘 활 용해 실용적으로 만드는 거죠. 실험실에서 반복작업을 통해 이뤄집니다.
창의 력보다는 끈기가 더 필요하다는 얘기죠.” 윤 사장은 병역특례제도 혜택을 많이 봤다고 했다.
저임금으로 잘 써먹었다는 뜻이 아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구하기 어려운 우수인력들을 의무기간이 끝난 뒤에도 붙들어 둔 것이다.
그는 “5년 동안이나 함께 지내면서 잡아두지 못하 느냐”고 병역특례자가 떠날 때마다 임원들을 나무랐다고 한다.
<명순영 기자>
2004년10월15일 -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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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10월15일
주문자부착생산방식(OEM)은 이제 익숙한 경제용어가 됐다.
OEM은 고객 주문에 따라 수동적으로 제작하는 단순납품형태다.
조금 다른 개념이 자체개발주문생산방식(ODM)이다.
제조업체가 아웃소싱받지만 제품 연구개발을 직접한다.
이 제품을 들고 판매자를 찾아 나선다는 얘기다.
10여년 전, 윤동한 한국콜마 대표(56)는 이 단어를 꺼내들었다.
그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ODM 개념을 퍼트린 인물이다.
납품업체의 꿈은 자기 상표를 붙여 파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국콜마는 오 히려 브랜드를 버렸다.
윤동한 사장은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대형 화장품업 체와 판촉경쟁을 나서봐야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콜마는 제품 생산 95%를 자체 아이디어로 개발해 제조한다.
시장에 알려진 ‘아쿠아 파우더, 비타민캡슐 립스틱’ 등이 대표적인 예다.
중권사 애널리스 트들은 “판매사보다 제조사가 더 힘이 센 독특한 사례”라고 꼽는다.
2002년 증권거래소에도 이름을 올린 한국콜마는 1·4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늘어난 18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9%, 95% 급증한 12억3000만원, 13억원. 이 추세라면 올 목표인 700억원 매출은 무난할 듯 보인다.
■제약으로 사업영역 확대■ 화장품에서 제약과 건강식품 개발로 사업영역을 넓힌 한국콜마는 지난해 6200 평 규모의 제약공장과 생명과학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고, 크림, 의약외품(치약 , 가글, 세정제) 등의 의약품을 종합적으로 개발, 생산할 기반을 마련한 셈이 다.
ODM을 정착시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90년 창업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보 자. 대형 화장품 판매사들이 작은 생산업체가 자신들이 개발한 제품을 선뜻 사 줄 리가 없었다.
회사는 어려웠다.
그 때 달콤한 제의가 들어왔다.
한 화장품업체 마케팅 담당자가 “3000만원을 현찰로 줄 테니 요구하는대로 만 들어 달라”고 했다.
품질과는 상관없이 가격에 수량을 맞춰달라는 주문이었다 . 윤 대표는 한마디로 거절했다.
그는 “싸구려 제품, 부정한 거래로 시작하면 콜마를 일으켜 세울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정도경영이 바탕이 돼 ODM 을 선도할 수 있었다.
또 내외부에서 꼽는 한국콜마의 성공비결은 연구개발(R&D)이다.
한국콜마는 매 년 매출액 5% 이상 반드시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경기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한결 같다.
연구 인력은 70여명. 한국콜마의 화장품 생산과 관련한 특허제조기 술이 10개에 이른다.
ODM 업체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연구개발능력이 있 어서다.
브랜드를 만드는 돈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했다는 얘기다.
“불황을 이겨내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신제품을 개발하는 겁니다.
하지만 대 형업체들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테스트마켓(Test Market)에 투자를 안해요. 이 런 때 한국콜마가 여기에 뛰어든거죠.” (윤동한 사장) ■매출액 5% 연구개발 투자■ 한국콜마는 94년 국내 화장품 업계에선 3번째로 CGMP(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 관리기준 적합업체) 인증을 따냈다.
2002년에는 K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기준 적합업체) 인증도 받았다.
영업방식도 유별났다.
한국콜마는 독자적으로 미리 시제품을 만들어 고객기업 에 미리 보여주는 과정을 거친다.
일명 프리젠테이션 투어(Presentation Tour) . 적어도 1년에 2∼4회는 실시하는데 업계 트렌드를 주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다.
현재 한국콜마가 생산하는 제품 90% 이상이 프리젠테이션 투어를 통해 이 뤄진다.
업계에서 최초로 계약금을 받았던 것도 재무안정에 기여했다.
윤 대표는 “건 설, 기계업종에서도 주문을 받으면 계약금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해 고객사를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잠깐 용어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또는 Orginal Design Manufacturin g): OEM이 단순한 수탁개념으로 제품을 생산, 납품하는 단계에 그쳤다면, ODM 은 개발력을 갖춘 제조회사가 판매망을 갖춘 회사에 상품과 재화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토털서비스를 실현하는 개념이다.
[ 비즈니스] 인터뷰 - 윤동한 한국콜마 사장 ]
윤동한 한국콜마 사장은 어찌 보면 괴짜다.
대학 졸업 뒤 들어간 금융기관자리 를 박차고 나왔다.
보장된 성공을 포기하고 당시는 중소기업에 불과했던 대웅 제약에 들어갔다.
“결국 자기사업이 목표라면 기업체에서 일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중소 기업인 대웅제약을 택한 이유도 작은 기업에서 일하면 CEO를 직접 만나 경영전 반을 익힐 기회가 많을 것 같아서였어요.” 그는 대웅제약에서 기획실장, 공장장을 거쳐 부사장까지 착실히 밟아갔다.
계 획대로 자기사업을 시작했고, 창업 10년 만에 화장품업계에서 우뚝 섰다.
지난 달에는 중소기업청이 선정하는 ‘9월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에 올랐
다.
▶불황이라는데도 한국콜마는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비결이 뭔가요. “기업은 곧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중소기업이다 보니 대기업처럼 번듯한 연수 원을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죠. 하지만 조회시간 등을 통해 직원들에게 회사근 무가 가치 있는 일이라는 걸 일깨워주려고 애써요. 직원이 300명 정도 되는데 이 가운데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100명이 넘습니다.
이들이 한국콜마의 주 축이죠. ” 실제로 그는 직원들이 수동적으로 되지 않게 만들려고 애쓰고 있다.
3분 스피 치라고 사원들을 앞에 내세워 연설을 하게끔 한다.
무슨 얘기라도 OK. 윤 사장 은 “말하기 훈련으로 직원들 사기가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연봉도 섭섭 지 않게 해준다.
본사가 위치한 충청도 지역에서 가장 많이 받는 중소기업보다 5%를 더 준다.
더 높이지 않는 이유는 지역경제를 고려해서라고 했다.
▶브랜드를 달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은 없는지요. “지금도 브랜드를 달면 2∼3년 내 2000억∼3000억원대 매출은 충분히 올릴 것 이라는 자신감은 있습니다.
하지만 마케팅 승부에선 장기적인 경쟁력이 떨어진 다고 봐요. 대신 기술로 승부를 해야 해요.” 윤 사장은 “사람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 가운데 하나가 기술개발이 약하다 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기술에 몰두해야하는 건 오히려 중소기업”이 라며 잘라 말했다.
“중소기업이 개발해야 할 기술은 원천기술이 아닙니다.
기존 기술들을 잘 활 용해 실용적으로 만드는 거죠. 실험실에서 반복작업을 통해 이뤄집니다.
창의 력보다는 끈기가 더 필요하다는 얘기죠.” 윤 사장은 병역특례제도 혜택을 많이 봤다고 했다.
저임금으로 잘 써먹었다는 뜻이 아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구하기 어려운 우수인력들을 의무기간이 끝난 뒤에도 붙들어 둔 것이다.
그는 “5년 동안이나 함께 지내면서 잡아두지 못하 느냐”고 병역특례자가 떠날 때마다 임원들을 나무랐다고 한다.
<명순영 기자>
2004년10월15일 -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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